메가마인드, 평양성, 라푼젤.


짤방은 원맨 아미.



오랫만입니다. 요즘 왜 포스팅 안하냐고 물으신다면 사는게 영 귀찮아서요(...)

이번 겨울에 극장가서 본 영화는 3편. 평소에 비하면 꽤 적은 편입니다. 사실 이걸 따로 하나하나 리뷰할 생각이었지만 여러모로 귀찮아서 미루다보니 하나도 못하겠기에 이렇게 몰아서 하게 되었심다.



1. 메가마인드.

분명 제작이야기가 나왔을때부터 존나 기대하던 작품인데 상영하던 순간까지 드림웍스가 아니라 픽사 애니인줄 알아서 존나 쪽팔렸던 영화. 친구들에게 '픽사는 2루타는 기본으로 친다고!'하고 설레발 쳤는데 알고보니 드림웍스였다니... llorz


지구에서 머나먼 행성. 그곳 왕의 자식이던 아기는 행성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가기 직전 가까스로 탈출하여 지구로 오지만, 옆 행성에서 같이 탈출한 다른 아기 때문에 인생이 꼬입니다. 원래 목적지이던 부잣집을 옆 행성 아기에게 뺏기고 감옥에 떨어진 아기는 감옥에서 흉측한 외모와 함께 외계에서 온 침략자로 규정되어 아기시절부터 갇혀 살게 됩니다. 나름대로 사회에 적응하려고 했던 그지만 사회는 그를 악당으로 규정짓고, 그는 결국 스스로를 메가마인드라고 부르며 메트로 시티의 악역으로 자리잡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때려잡는 옆 행성 출신 히어로, 메트로맨. 언제나 깨지는 메가마인드이지만 어느날...


스토리부터 기존의 히어로물을 개작살내서 뒤집어버리는 호쾌한 애니. 사실 네타라고 할 것도 없는 문제니까 까발리자면 '악역이 영웅을 때려눕힌다면?'과 '영웅이 되고 싶은 빌런'과 '빌런이 되고 싶은 영웅'이라는 제작 컨셉부터 제 하트에 18인치 3연장 전함포로 직격을 때린 애니였기에 엄청 기대하며 봤었습니다. 개봉 다음날 봤을걸요.

결과는 예상대로. 사실 픽사를 더럽게 좋아하지만, 드림웍스도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하다가(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엘도라도) 슈렉2 이후부터는 영 관심이 안가서 한동안 때려쳤는데, 오래간만에 정말 만루홈런 하나 징하게 때렸습니다.

초반부터 작렬하는 드림웍스 특유의 비꼬는 개그 센스와 작렬하는 패러디, 그 안에서도 생각할 건덕지를 던져주는 내용까지, 정말 훌륭해서 기립박수 치고 싶더군요. 외모지상주의, 낙인이론, 운명론, 인생의 목표 등 하나만 잡고 죽어라고 파도 잡기 힘든 여러가지 요소들을 한 작품 내에서 정말 훌륭하게 그려내서 깜짝 놀랐습니다. 연출이나 음악도 훌륭하고요.

극장 가서 한번 더 보고 싶을 정도라서 일단 DVD는 나오자마자 필구할 생각입니다. 뭐 사실 이제와서 리뷰 쓰긴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안보셨다면 보러 가셔도 후회 안하실겁니다. 별 다섯개 플러스 추천도장 세개. ★★★★★+ ●●●




2. 평양성.

우리나라 영화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인(사실 그냥 영화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기도 하지만) 황산벌의 후속작이 역사 그대로 8년만에 찾아왔습니다. 660년 황산벌 전투, 668년 평양성 전투에 맞춰서 일부로 8년 기다렸다 찍었다고 하더군요.

뭐 사실 이건 스토리 설명도 필요없이 그냥 역사적인 사실이라... 백제 먹은 신라랑 당나라가 나당연합 짜고 고구려 평양성 공략합니다. 끗.

황산벌을 굉장히 높게 치고 좋아하는 이유가 초반에는 그냥 역사를 모티브로 삼은 개그물로 보이지만, 중후반으로 가면서 전쟁의 참혹함과 그 무의미함, 그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공명심등을 신명나게 까대서였는데, 이번 평양성도 그 점은 잘 살렸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불후의 명대사를 남겼던 황산벌의 후속작으로는, 글쎄요, 좀 미묘하죠.

전작에 비해서 늘어난 전투씬으로 조금 더 전쟁영화로 빠질까, 하고 윗대가리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맞췄던 황산벌에 비해서 바닥에서 구르는 일반 땅개들의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춘 평양성이었지만, 중간 중간 핀트를 흐트러트리는게 너무 크더군요.

전작 아이돌 캐릭터였던 거시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구조는 좋지만, 전쟁에 대해서 후반 가서는 정말 일말의 동정도 없이 신나게 비웃고 까던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뭐랄까요, 너무 억지가 심하달까요. 황산벌 마지막의 전투씬에서 정말 짓눌려서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초반과는 정 반대로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무덤덤하게 다뤘던것에 비해서 이번 평양성은 대놓고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이 너무 강하게 보여서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황산벌이 "뭐가? 그냥 다 그런거지 뭐." 하고는 너무나도 쿨하고 담담해서 보는 사람이 역으로 몰입됐는데, 이번 평양성은 "봐라! 이러면 안된단 말야! 얼마나 슬퍼? 그치? 슬프지? 이건 아니지?"하면서 강하게 몰아붙이다보니 오히려 뒤로 물러나게 된달까요. 특히 최후반에서 개그코드를 넣은 것은 정말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러면 초반 중반은 도대체 뭐가 됩니까.

영화 자체는 황산벌처럼 전쟁에 대한 사색을 보여주고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지만, 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서 상당히 가벼워진 분위기와 핀트를 맞출 포인트를 놓친게 상당히 안타깝네요. 전작이 너무 명작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이번 평양성은 그냥 평작인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은 7년 뒤 매소성인가요. 별점 3개 추천도장 하나 반. ★★★ ●○.





3. 라푼젤.

개인적으로 라푼젤은 꽤 좋아하는 동화입니다. 왜냐하면 어릴때 집에 있던 동화명작들을 다룬 애니메이션 테이프가 라푼젤 딱 하나 있었거든요(...) 어디 서양 작품인것 같던데 못구하려나...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백설공주나 인어공주에 비해서 딸리는 인지도지만, 서양에서는 상당히 메이져에 속하는 동화이기에 사실 이제와서 애니화 된다는 게 좀 의외였지만, 어쨌든 디즈니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상당히 대단한 타이틀을 달고 나왔습니다.


옛날 옛적 대강 16세기나 그 언저리가 아닐까 싶은 시절의 어딘가 왕국. 아이를 임신하신 여왕님이 중병에 걸리게 되고, 왕국은 그를 낫게 하기 위한 약을 찾아나섭니다. 사실 왕국 어딘가에는 수백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햇빛이 만든 마법의 꽃이 있었고, 이 꽃은 기적의 치유력과 늙은 사람을 다시 젊게 만들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동네에 살던 마녀는 이 꽃의 힘으로 늙지 않고 젊고 싱싱하게 살아왔습니다. 마녀는 꽃을 지키려 하지만 실수로 들통나게 되고, 여왕님은 달여만든 꽃물의 힘으로 살아납니다.

얼마후 딸이 태어나고, 그 딸의 금발에 꽃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안 마녀는 공주의 금발을 뺏으러 오지만, 잘라내면 그 힘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냥 공주를 납치합니다. 그리고 높디 높은 탑에 가두고 자신이 어머니인것처럼 행세하며 공주를 키우죠. 그 공주가 라푼젤입니다.

매년 공주를 찾기 위한 등불날리기 행사의 전날, 공주의 왕관을 훔친 플린은 도망치다가 탑에 오르게 되고, 등불날리기 행사를 꼭 밖에서 보고 싶어하던 라푼젤은...


사실 이번 작품에서 좀 놀란건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대체적으로 '순진하고 착한 요조숙녀 공주님'과 '멋진 왕자님'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발랄해졌다고 할까요, 현대 센스에 맞다고 할까요. 사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못본지가 좀 되어서 요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자체는 그냥 웰메이드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데, 매우 심각한 문제는 구성이 기승병결이라는 것. 원래 다 그렇긴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밑도 끝도 없는 반전 포인트라서... 이정도로 뜬금 없으면 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순식간에 워프해서 좀 많이 불쾌했습니다. 여기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만 안썼으면 정말 훌륭했을텐데 스토리 작가가 피곤했나...

그 외에는 역시 디즈니는 권선징악에서 도저히 못벗어난다는 것 정도일까요. 사실 독사과 먹여서 죽이려는 새엄마노예처럼 부려먹는 새엄마형을 죽인 삼촌보다는 납치하곤 과보호 하지만 일단 딸로서 사이좋게 잘 기른 새엄마면 준수하지 않습니까? 내 생각인가(...)

전체적으로 그냥 평범한 훌륭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었네요. 역시 이제 디즈니 애니메이션 보기엔 늙었나. 별점 3개 추천도장 하나반. ★★★ ●○.

by 호성軍 | 2011/02/10 12:51 | Sitting in Sofa | 트랙백(1)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hosunggoon.egloos.com/tb/492456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11/02/12 20:22

제목 : 라푼젤
모든 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황금색 빛줄기에서 시작된다. 신비한 힘을 지닌 그 빛줄기는 탐스러운 황금의 꽃으로 모습을 바꾸어 지상에 자리잡았다. 그 꽃에는 노래를 들려주면 상처를 치유하고 젊음을 돌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었는데, 늙은 마녀 고델 혼자만이 그 비밀을 알고 독점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그 꽃이 피어난 땅에는 작은 왕국이 하나 생긴다. 첫 아기를 임신한 왕비가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자 임금은 경비대와 백성들을 동원하여 ......more

Commented by 칼슈레이 at 2011/02/10 23:57
메가마인드, 라푼젤 요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쓸만한게 나오는 시즌인가 봅니다 ^^ 글 잘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호성軍 at 2011/02/11 00:38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뱌라 at 2011/02/21 14:55
라푼젤 점수가 의외로 짜네
Commented by 호성軍 at 2011/02/21 16:53
별점 4점 언저리에서 놀다가 전환부분에서 진짜 개박살.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